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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중국 읽어주는 남자





 인문학적 관점에서 본 중국을 소개하는 책이다. 앞으로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나라가 중국이라는 말이 많아서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중국의 성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인구도 많고 땅도 넓고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있는 탓에, 과거 중국은 통일되어 힘이 길러지기 시작하면 항상 자멸하는 분위기였다. 현재 부자만 5000만 명이라는 중국, 다른 인민들은 여전히 굶어죽어가고 있는 이런 중국이라면 또다시 내부에서부터 곪은 부분이 터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이런 내 관점이 조금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2007년에 상해와 북경에서 끊임없이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을 봤음에도 부정적인 모습만 많이 보여서, 중국이란 나라가 내 생각보다 좋을 거란 생각을 갖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뒤, 내 평가는 '역시....'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맘에 들지 않는 것이 있었으니, 저자의 관점이었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본 중국이라는데, 그냥 저자의 관점에서 본 중국 같다. 저자의 눈에 독특하게 보였거나, 자신의 생각과 다른 부분에 있어서 '이게 중국이다'하고 말하는 것 같아 마치 '먼나라 이웃나라'를 떠올리게 했다. 어릴 땐 아무것도 모르고 그런가보다 하고 봤던 책인데, 나이가 들어 알고 보니 나무를 보고 숲을 평가하는 식으로 한 나라를 평가했던 책이였다. 
 중국공산당을 좋아하진 않지만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지지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고 한심하게 바라보는 관점이 그랬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자신의 이익과 안정을 최대한으로 보장해 줄 수 있는 정당을 지지하는 것이 당연한데, 기득권층의 입장에서 공산당을 지지한다고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건 아닌 것 같다. 저자의 관점은 아무리 봐도 우리나라보다 미개하고 도와줘야 할 나라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중국인이 모호함을 즐긴다는 부분이나 '정신승리법' 등에 대한 설명도 마찬가지였다. 확실한 이론으로 나와 있는 것도 아닌데, 개인이 바라본 중국인의 모습을 그 나라 국민의 성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코리안 타임'으로 욕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중국인들의 모호함을 문화적인 부분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민족성으로 바라보는 게 안타까웠다.

 경제 분야에 대한 관점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우리나라로 치면 70~80년대의 고속 성장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이 당시에 성장보다 안정을 추구하던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그런데 현재 한족의 종교가 '돈'이라는 둥 이것 또한 중국인의 습성으로 보고 있었다. 그나마 이 부분에서 말하는 중국에 만연해 있는 부정부패로 여전히 중국이 투자처로서는 좋지 않다는 판단을 할 수 있게 해 준게 유일한 소득이었다.

 인문학적 프레임이라기보다는, 중문과를 나온 1인의 프레임으로 바라본 중국이 어울리는 책이다. 
 재미삼아 읽는 것은 상관 없지만, 중국에 대해 알고 싶다고 이 책을 읽으면 크게 실수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