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5.
내가 읽어보았던 위대한 정신의학자의 저술 중에서 가장 놀라운 말은 다음과 같다. 이 말은 알프레드 애들러가 했던 말이다. 그는 우울증 환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이 처방을 따르기만 하면 2주 안에 치료될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십시오."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2014. 10. 10.
미국의 사상가 에머슨은, 우리는 모두 오감을 넘어선 어떤 초월적인 감각을 갖고 태어난다고 했다. 즉 누구나 본능적으로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동화하고, 감격하고, 환희를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어린아이 마음' 은 불행하게도 살아가면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우리 속 깊숙이 숨어 버리기 일쑤이지만 아주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마음속 어딘가에는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탄할 줄 알고, 불쌍한 것을 보고 동정할 줄 아는 여리고 예쁜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장영희,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p.72
우리가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은 기분전환이나 유흥을 즐기기 위한 활동보다 본질적으로 더 수준이 높기 때문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지루하고 심지어는 모욕감을 주는 일들이 많은 반면, 지적 호기심과 성취감을 자극하는 취미와 여가생활들도 많다. 하지만 일은 우리가 전자 기기에 몰입할 때 잃어버리는 시간에 일종에 '체계'를 부여한다.
일은 하는 우리는 인간들이 가장 큰 만족감을 느끼는 여러 종류의 활동들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힘들지만 분명한 목표가 있고, 우리의 재능을 발휘하고 확장할 수 있게 해주는 일에 몰두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 칙센트미하이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일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몰입을 방해하는 것들을 무시하고, 일상생활에 장애가 되는 걱정과 우려를 하지 않게 된다. 평소 다스리기 힘든 우리의 관심이 우리가 하는 일에 고정되는 것이다. 칙센트미하이는 "모든 행동, 움직임, 생각은 분명 이전의 그것들로부터 파생된다. 당신은 전력을 다해 몰입하고, 가진 기술을 최대한으로 활용한다."라고 말했다. 타일을 까는 일에서부터 성가대에서 노래하고, 비포장 도로용 오토바이 경주를 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활동을 통해 이런 깊은 몰입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당신은 몰입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돈을 벌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 우리의 원칙은 약해지고 생각은 흔들리곤 한다. 우리는 퇴근 후에 벌었던 돈을 쓰고 즐길 수 있기를 바라겠지만, 대부분은 여가시간을 그냥 낭비해버린다. 고된 일을 기피하면서 도전적인 취미에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보다 TV를 보거나, 쇼핑을 하거나, 페이스북에 접속한다. 우리는 게을러지고, 그러다가 지루하고 초조해진다. 외부에 집중할 게 없어지니 우리의 관심은 우리 내부로 쏠리고, 결국 에머슨이 말한 '자의식의 감옥(jail of self-consciousness)' 속에 빠져버린다.
칙센트미하이는 "사실 아무리 하찮은 일조차 자유시간보다 더 쉽게 즐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일에는 몰두하고 집중할 수 있게 동기를 부여하는 목표와 도전들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게 현혹되는 머리는 그런 말을 믿고 싶어 하지 않는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우리는 고단한 노동으로부터 벗어나길 갈망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게으름'이라는 형을 선고한다.
니콜라스 카,「유리감옥: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p.39
헬스클럽 사용자에 대한 조사에서 한 달 정기권을 80달러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제공하거나 혹은 10달러 정도에 일일 사용권을 제공해쓸 때, 한 달 정기권을 산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지불하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들은 한 달 동안 평균 4.8회 헬스클럽을 찾았기 때문에 1회당 대략 17달러를 지불한 셈이 됐던 것이다. 하지만 헬스클럽 정기권은 그들의 건강 상태를 개선시켜 줄 뿐만 아니라, 운동을 하게 만드는 금전적 동기까지 제공하고 있다.
「모든 것의 가격」
1960년대, 캘리포니아 주의 사업가 데이브 골드는 자기의 주류 판매점에 있는 모든 와인에 한 명당 99센트의 가격을 매겼을 때 모든 와인의 매상이 증가하는 것을 알았다. 전에는 89센트 심지어 79센트하던 와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주류 판매업을 그만 두고 '99센트 숍'을 열어서 수백만 달러를 벌었다. 그 후 온갖 분야의 기업들이 99센트 가격표를 붙이는 방법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우리는 그 숫자에 현혹되어 가격에 비해 높은 가치를 얻었다고 믿는 것이 분명하다.
「모든 것의 가격」
국제 프린터 업계는 프린터는 싸게, 잉크는 비싸게 파는 전략을 사용한다. 조사에 따르면 프린터는 최악의 경우 잉크 카트리지에 잉크가 40퍼센트나 남아있을 때부터 잉크 부족 경고등을 켠다. 프린터 업체들은 값싼 리필용 잉크 공급자들이 사업을 중단하도록 과장 광고와 특허권 침해 혐의로 그들을 고소해 왔다.
하지만 프린터 업체들의 가장 큰 동맹자는 자신들이 프린트를 위해 실제로 얼마를 지불하고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는 소비자들이다. 단지 프린터를 표준 모드에서 절약 모드로 바꾸기만 해도 소비자들은 연간 수백 달러를 절약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아직도 수백 개의 회사가 값싼 리필용 잉크를 팔고 있기는 하지만, 리필용 잉크는 전체 시장에서 불과 10내지 15퍼센트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의 가격」
자동차, 냉장고, 휴대정화 같은 내구재는 수명이 길어서 신규수요만으로는 기업의 이익창출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이에 기업이 교체 수요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계획적 진부화'이다. 이 전략은 기능적 진부화와 심리적 진부화로 다시 나뉜다.
기능적 진부화는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제품을 교체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휴대전화의 2G, 3G, 4G로 발전하는 것이 이런 기능적 진부화를 유도한다.
심리적 진부화는 기능은 같지만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내면서 기존 제품을 '구식'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다. 상당수 기업들이 디자인 변화나 새로운 마케팅 등을 통해 심리적 진부화를 실행한다.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p.187
사람들은 성취를 위해 애쓰지만 초과 성취와 별개의 단기 목표를 정할 때도 있다. 특히 당면 목표를 달성하면 노력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경우 가끔은 경제 논리를 어기기도 한다. 일례로 뉴욕 택시 운전사들은 한 달 혹은 일 년의 목표 수입을 정해 놓고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의 노력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목표는 일반적으로 매일 버는 수입의 목표치이다. 물론 일일 수입 목표치는 다른 날보다 훨씬 더 성취(그리고 초과 성취)하기 쉬운 날이 있다. 비 오는 날 뉴욕 택시 운전사는 오랫동안 빈차로 다니는 법이 없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 목표를 달성하겠지만, 맑은 날에는 그렇지 못할 때도 자주 있다.
그럴 때는 손님을 찾으러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허비한다. 경제논리에 따르면 택시 운전사들은 비가 오는 날 장시간 일하고, 화창한 날에는 낮은 가격에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을 때 여가를 즐겨야 한다. 하지만 손실 회피 논리는 그 반대의 경우를 암시한다. 즉, 일일 수입 목표치가 정해져 있는 택시 운전사들은 손님이 적을 때 더 오래 일하고, 비가 올 때 비를 피하려 택시를 타는 손님들이 많을 때는 일찍 퇴근할 것이다.
대니얼 카너먼,「생각에 관한 생각」p.383
멀티태스킹은 시간을 절약하는 수단이 아니라, 시간을 오히려 잡아먹는다. 실제로 멀티태스킹은 서로 다른 과제 사이를 빠른 속도로 왔다갔다하는것에 불과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뇌는 혹사를 당하면서 잦은 실수를 범하기 때문에 위의 실험에서 결과적으로 효율성은 40퍼센트라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더 단순하게 살아라」p.84
나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난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지기 전에 이미 그럴 줄 알고 있었어." 이 문장에는 매우 불쾌한 단어가 있다. 주요 사건을 논의할 때 마땅히 배제해야 할 단어이다. '알았다'는 말. 그들은 금융위기 한참 전부터 그걸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알지 못했다. 실제로 위기가 터졌기 때문에 그럴 줄 알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는 중요한 개념의 오용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이미 알려진 것이 사실이고, 사실로 보일 수 있을 때만 '안다'라고 말한다. 무엇이 사실인지 확신할 때만이 알 수 있다. 위기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결정적으로 당시 자신이 그랬다는 걸 보여줄 수 없었다. 똑똑하고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들은 향후 경제에 높은 관심을 가졌겠지만, 재난이 급박하게 닥치리라고는 믿지 못했다. 이런 상태에서는 누구도 위기가 터질지 알 수 없다. 내가 이 문장에서 '알다' 가 잘못된 사용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 단어가 세상을 실제보다 더 많이 알 수 있다는 뜻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엄청나게 위험하며 치명적인 착각을 만들어낸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생각을 바꿀 때 일어나는 일을 연구했다. 한 연구에서 실험자는, 생각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민감한 이슈(예: 사형 제도)를 선정한 후 사람들의 태도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리고 피험자들을 구분해 각각 설득력 있는 찬성과 반대 메시지를 제공한 후 그들의 태도를 살폈다. 그러자 피험자들은 자신에게 제공되었던 메시지에 더 가깝게 다가갔다. 연구 말미에 실험자는 피험자들의 원래 의견을 물었는데, 놀랍게도 그들은 원래의 신념을 말하기 어려워하고 혼란스러워 했다. 과거의 믿음을 재구성하라는 요청을 받은 사람들은 그것 대신 현재의 믿음들을 불러 내고(대체의 순간이 된다), 대다수 사람들은 예전에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믿지 못한다.
과거의 믿음을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잃으면 우리는 결과적으로 과거 사건들 때문에 놀랐던 정도를 과소평가하게 된다. 이처럼 특정 사건의 결과를 보고 난 후, 자기는 이미 진작부터 그런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고 있었다고 믿는 현상을 '사후확신 편향hindsight bias'라고 한다.
이런 사후확신 편향은 의사결정자들의 평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과정의 건전성이 아니라 결과의 좋고 나쁨에 따라 결정의 질을 평가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위험하지 않은 수술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환자가 죽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사건을 접한 판사는 이렇게 말할 확률이 크다. "사실은 위험한 수술이었으며, 의사는 그 수술을 좀 더 신중하게 검토했어야 한다." 이처럼 예전에 내린 결정을 과정이 아닌 최종 결과로 판단하려는 '결과 편향outcome bias'은 결정 당시에는 합리적이었던 믿음들을 따져보며 적절히 평가하는 일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결과가 끔찍할수록 사후확신 편향은 더 강해진다. 특히 9.11같은 재난의 경우, 우리는 그것을 예상하지 못한 정부 관계자들이 제대로 일을 안했거나 무지했다고 쉽게 치부하곤 한다. 2001년 7월 10일 CIA는 알카에다가 미국을 겨냥한 엄청난 공격을 계획 중일지 모른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국장인 조지 테닛은 그 첩보를 부시 대통령이 아닌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훗날 이 사실이 밝혀지자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은 "역사를 뒤흔들 만큼 중대한 첩보라면 대통령에게 곧바로 보고해야 했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나 7월 1일에는 아무도 이 정보가 역사를 뒤바꿀 사건을 일으키리라는 걸 알지 못했다. 아니, 알 수도 없었다.
일반적으로 사후확신 편향과 결과 편향은 위험 회피 성향을 확대하지만, 엄청난 도박으로 승리를 거머쥔 장군이나 기업가처럼 무책임한 위험 추구자들에게 분에 넘치는 보상을 제공하기도 한다. 운이 좋은 리더들은 과도한 위험을 감내한다고 해서 대가를 치르거나 벌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성공을 예상하는 재능과 예지력을 갖췄다는 호평을 받는다. 반면 그들을 의심했던 합리적인 사람들은 속 좁고 소심하며 나약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처럼 몇 가지 행운의 도박은 무모한 리더에게 예지력과 담대함이라는 후광의 왕관을 씌워주기도 한다.
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p.277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반드시 수줍음을 많이 타지도 않는다.수줍음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거나 창피를 당할까봐 걱정하는 것인데, 내향성은 자극기 과하지 않은 환경을좋아하는 성향이다. 수줍음은 본질적으로 고통스럽지만, 내향성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이 둘을 혼동하는 한 가지 이유는 때때로 둘이 겹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어느 정도나 겹치는지를 놓고 논쟁한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처럼 과장된 성격이지만 무대공포증에 마비가 되어버리는 수줍음 많은 외향인도 있다. 혹은 빌 게이츠처럼, 아무리 봐도 조용히 지내기를 좋아하지만 타인의 의견에 동요하지 않는, 수줍음 타지 않는 내향인도 있다.
「콰이어트」p.33
과학 저널리스트 위니프리드 갤러거는 이렇게 썼다.
"자극이 들어왔을 때 무작정 달려들기보다 차분히 고려하는 기질은 오랜 세월 지적·예술적 성취와 궤를 함께하며 영광을 누렸다. E=mc²도, 「실낙원」도, 파티를 좋아하는 인간들이 휘날리듯 써내려간 것이 아니다."
"타인이라는 존재는 매우 강한 자극이다. 위협, 두려움, 도구, 사랑을 불러일으킨다. 사람 100명은 책 100권이나 모래알 100개와 비교하면 매우 자극적이다."
「콰이어트」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