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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주식투자

삼성SDS 상장 & 허니버터칩 이야기

뜬금없는 조합 같습니다만,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갖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1. 삼성에스디에스


지난 11월 14일 삼성에스디에스(018260)이 상장을 했습니다. 38만원이라는 금액으로요.

그리고 장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0% 가까운 폭락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11월 20일인데 다시 주가는 387,500원을 가고 있네요.


외국인의 매수세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주가가 오를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런데 왜 올라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뭐 그런 상황입니다...


이 종목의 PER은 89.97배입니다. 제가 투자하는 보통의 종목들은 PER 8~15배를 유지합니다.

엄청나게 고평가 되어 있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람들이 주식에 매기는 가치는 서로 다릅니다.

삼성에스디에스를 사는 기관과 외국인, 개미투자자들은 이 주식에 어떤 가치를 발견했으니 사겠지요.

그러나... 

'사람들이 사니까 나도 살 테야!'라는 마음으로 매수하시면 곤란합니다.


이유는 아래..




#2. 허니버터칩


허니버터칩은 GS25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출시 100일만에 100억원어치가 팔렸다네요. 그럼 몇 봉지야..

이 허니버터칩은 해태제과에서 만듭니다. 그리고 해태제과는 크라운제과에 인수되어 있어요.

그래서 허니버터칩이 잘 팔리자 크라운제과 주가가 오르고 있답니다.


최근 이물질크리로 35만원 가던 크라운제과 주가는 17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허니버터칩 출시로 순식간에 26만원대에 진입했어요.

11월 4일에 매수를 했다면 51%의 수익을 올릴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지요.


그럼 이 주식을 지금이라도 사야 하느냐?

삼성에스디에스와 달리 이 주식의 PER은 22.7배입니다. 높은 편이긴 하지요.

하지만 작년 기준이니까 허니버터칩이 대박나면 내년에는 이 PER이 낮아질 수도 있겠죠?




오늘자 주가입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면 아래 초록색 막대부터 보세요.

거래량이 요 근래 최고치입니다. 2009년 이후 최고입니다. 

거래량 폭등은 상승신호가 되기도 하고 하락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과연 이것은 상승을 위한 시동일까요, 아니면 이익실현 후 폭락징후일까요? 





예전 공부할 때 있었던 비슷한 사례를 떠올려 봅니다.

"날 물로 보지 마" "내가 니꺼야?"로 인기를 끌었던 2% 부족할 때라는 음료가 1999년 롯데칠성에서 나왔죠.


3만원대이던 롯데칠성 주가는 이 음료로 대박을 치고 10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롯데라는 그룹이 2% 하나로 먹고 살진 않았을테지만, 당시 2%부족할때가 주는 매출 비중이 어마어마했다네요.





그럼 크라운제과의 재무정보를 살짝 보겠습니다.


크라운제과의 매출액은 연간 1조 원입니다.

허니버터칩이 100일에 100억원의 매출이라니까, 1년에 300억원 쯤 되겠네요.


그렇다면 허니버터칩이 크라운제과에 주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얼마나 +될까요?

.

.

.

개인투자자로서는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ㅠ_ㅠ


여기서

"난 허니버터칩의 대박이 크라운제과의 순이익 50억 이상을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함" 이라면 배팅을 하시고

"아무리 그래도 과자 하나 팔아서 얼마나 남겠어? 별로 차이 없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시면 다이하시면 됩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근데요.


"난 과자쪼가리의 힘은 믿지 않지만 사람들이 미친듯이 이 주식에 올라탈 거라는 건 안다. 그럼 내가 먼저 타야지!!"

라고 생각하시면 투자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유는 삼성 에스디에스와 종합해서 아래에...






#3. 왜요?


당장 벌 수는 있겠지요.

수익이 10% 났다, 그런데 하루에 8%씩 왔다갔다한다. 팔 수 있겠어요?

수익이 20%라면요? 댓글을 찾아보겠죠. '이 주식 앞으로 2배는 오른다' 이런 거 보면 팔 수 있겠어요?

수익이 50%가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부터는 떨어지더라도 못 팔 겁니다. 궁금하면 해 보세요(...)


매수 이후 매도를 해야 내 돈이 됩니다.

물론 엄청나게 좋은 주식을 엄청나게 좋은 가격에 샀다면 이야기가 다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위 두 주식은 그런 주식까지는 아닙니다.


당장 제 글을 읽기 전에 삼성SDS가 뭘 파는 회사인지 알아보신 분? 허니버터칩이 어디껀지 알고 계셨던 분? 많지 않아요.

그렇다면, 폭등하는 주식에서 과연 'N%만 먹고 나와야지' 하는 마음. 과연 지키실 수 있겠습니까?

그런 분이라면 위 두 주식에 지금 투자하셔도 됩니다. 당분간 오르긴 오를테니깐.. 언제까지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요.





#4. 이 글을 쓰는 이유


저는 허니버터칩같은 대박상품만 기다렸습니다. 실제로 팔리는 상품이 주가에도 영향을 주거든요. 생필품이면 더더욱.

물론 허니버터칩은 생필품은 아닙니다만, 꼬꼬면 그 이상의 히트상품이므로 주가에 충분한 영향을 준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단을 열흘 전에만 했으면 저는 행복했을텐데. 저는 주식이 있다는 걸 그제 알았습니다.

얼마 전에 허니버터칩을 먹고선 해태제과로 검색하고 '에이 주식 없네? 아깝다' 하고 접었거든요.


결국 이 글은 '야이 지금이라고 살테야!ㅠㅠ' 하는 저를 말리는 글이랍니다(...)

뭐 두 주식이 전부 두 배 정도 오를 수도 있겠죠. 근데 반대일수도 있습니다. 모르는 겁니다.

그리고 두 주식 모두 제 투자원칙에 반하는 주식이고, 떨어졌을 경우 명분이 없습니다. 그럼 멘탈이 와장창!

잘 아는 주식에만 투자해도 먹고 살 길 많아요. 모험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5. 변수는?

혹시 허니버터칩이 순이익 100억을 냈다 뭐 이런 기사가 나오면 그땐 다시 살펴보렵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꼬꼬면 아시잖아요? 시장점유율 최고치를 차지하다 한자리수로 몰락했습니다.

덕분에 팔도는 꼬꼬면 생산라인을 확충했다가 쓸모가 없어져서 망...

결국 오래오래 가져갈 주식은 아닐 것 같고, 제가 원하는 저 기사가 나올 즈음이라면 갖고 있는 주식도 팔아야합니다.


주절주절... 점심시간을 이용해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