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펌]노크필수
One Star
2007. 9. 1. 10:28
http://www.pgr21.com 의 ISUN 님이 쓰신 글입니다^^
벌써 새벽 4시가 지났네요.. 오랜만에 집에서 음악도 듣고 이런저런 정리도 하면서 머릿속에 있었던 '글로 표현하고 싶었던'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기에 이렇게 글을 한번 끄적여 봅니다. 사람은 자신의 일생을 바쳐 자신의 운명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고 어느 소설가가 말했는데 불행하게도 지금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정말로 운명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운명을 만나게 될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적어도 운명과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헤어짐의 이유는 아마 운명과 조금 다른 그 부분때문이겠죠.) 대학에 들어와서 친하게 지내게 된 친구녀석이 한명 있습니다. 입학하면서 과연 대학에서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친한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 준 녀석이죠. 과가 공대다 보니, 아시다시피 남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그 곳에서, 제 친구는 한 선배를 짝사랑 했습니다. 같은 과였고, MT, OT떄도 함께 해서 친하게 지냈던 선배인데요 (지금도 친하게 지냅니다.) 한학기 이상을 끙끙 앓는 녀석을 보면서, 용기를 내서 고백을 하라고 수차례 말했지만, 그녀석은 거절당할 경우엔 지금처럼 만나서 웃지도 못할거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하루하루 선배를 멀리서 (사실 친 남매처럼 잘 지냈습니다.)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입생환영회때 알고 지냈던 다른 친구녀석이 그 선배한테 작업하려는 낌새가 보이더군요... 그녀석 조금 껄렁해 보이는 편이었는데, 선배도 외로웠던지라,,,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귀게 됩니다.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친구녀석 전화로 울었던.. 그리고 말없이 소주잔을 기울였던... 비록 제 친구에게 그 선배가 정확히 들어맞는 운명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눈앞에 자신의 운명과 비슷한 그사람을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긴 쉽지 않겠죠... 그래서 혼자 그렇게 끙끙 앓고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껄렁한 친구는 약간은 반 장난식으로 선배를 꼬신거더군요... 제 친구가 그 선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리가 없는 그녀석은 우리들 앞에서 "아 빨리 차이고 싶다. 어떻게 해야 차일까?" 라는 헛소리를 내뱉고 있었죠. (머 각자 군생활 후로는 지금은 연락도 안합니다.) 그러더니 곧 헤어짐이 찾아왔고... 그 친구는 그 사이 끙끙 앓기를 수만번, 결국 해탈의 경지에 다다르게 되었고 결국 선배를 여자가 아닌 친누나처럼 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지가 벌써 4년이네요. 어렸을때부터 눈치 하나로 살아온 저는 뻔히 보입니다. 그냥 친하게 지내지만 느껴지는 쓸쓸함이... 만약 그녀석 결과를 두려워 하지 않고, 그 선배에게 진실을 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녀석의 걱정처럼 더이상 만나지도 못하고, 만나서 웃지도 못하고 남남처럼 지내게 됐을까요? SCV러쉬에도 타이밍이 있는데,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 있어서의 타이밍은 두번말해서 뭐하겠습니까마나는, 사람간의 만남은 그 시기가 중요하며, 한번 어긋나버리면 다시 돌리기도 매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가끔 QnA 게시판에 사랑에 관해 고민하는 분들이 글을 올리십니다. 자신의 마음도 알지 못하는게 사람인데, 남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결과에 자신이 없고, 자신이 초라하게만 보이고,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거 아닐까 하고 고민하고 있다면 당신은 그분을 사랑하고 있는겁니다. 더이상 그녀(그)에게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당신의 그사람을 향한 뜨겁고 진실한 마음을 보여주세요. 그사람을 위해 옷을 고르고, 머리를 만지고, 꽃다발과 선물까지 준비해놓고 문앞에 쪼그리고 앉아 좌절하는 수많은 사람들 속의 당신 너무나도 단단하고 커다란 문앞에 가만히 서 있으면서, 안에서 그사람이 문을열고 환하게 웃어주기를 바라지 마세요. 심호흡을 크게하고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노크를 하세요 -초인종을 눌러도 상관 없습니다. :) 노크를 하세요. 그럼 안에서 문을 열어줄겁니다. P.S 어느날 선배와 술자리를 갖게 되어서 선배에게 물어봤습니다. 아이썬 : "선배는 그녀석이 선배 좋아하는거 눈치 챘었죠?" 여선배 : "응.." 아이썬 : "역시.... 그런데 왜 그런녀석하고 사귀었어요?" 여선배 : "상상과 현실은 다르니깐." 아이썬 : "역시 말로 표현해야 한다?" 여선배 : "당연하지. 그래야만 상상이 현실이 되니까." P.S.2 웹툰중에 양갱님의 노크필수라는 만화의 제목을 무단으로 가져와 봤습니다. 한 남학생이 졸업하는 그 순간까지 한 여학생을 좋아하는 이야기인데, 왜 제목이 노크필수일까 고민했었죠. 그리고 마지막회에 무릎을 탁 치고 말았습니다. P.S.3 초속 5cm를 최근에서야 보게 됬습니다. 여자친구님은 남자친구 다툴래염? 이라고 시간이 아까웠다고 한탄하였고 전 그날 과거를 회상하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저역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미래를 바라보며 달려가고 있지만 가끔은 이런류의 작품으로 과거를 회상하는것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 P.S.4 커플부대 만세 -0-/ |
...라고 스무 살의 내가 블로그에 퍼 왔던 글.
그 때 그 날짜 그 시간으로 수정해서 퍼 옴.
내가 블로그를 한 줄도 몰랐는데... 어쩌다가 다시 알게 됐다ㅋ
원본.
- 201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