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주식투자

코스피 2,000 돌파. 이후 행보는?

One Star 2013. 10. 28. 17:29



코스피(KOSPI)지수가 2,000을 돌파하고 안정권에 접어든 움직임입니다.



8월 22일 1849까지 하락던 코스피 지수는

9월 11일 2003.85으로 첫 돌파 이후

한 달 동안 2,000대에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

 10월 10일 이후로는 2,000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10월 28일 오늘은 2,048.14.

두 달 동안 2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네요.



그 와중에 지난 9월 17일,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나왔습니다.



주식형 펀드서 '뭉칫돈'이탈

13일 동안 2조2007억…해외펀드선 27일째 유출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91733571


사실 저는 이 기사를 보고 의아해했습니다.

저는 주식시장이 좋으나 나쁘나 항상 있어왔고, 주식에 대한 공포감이 제로니까요.

이제 본격적인 상승장에 들어갈 시기인데, 벌써부터 환매가 시작될 줄이야..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달랐습니다. 코스피 2,000이 되면 그동안 물려 있던(마이너스였던) 펀드를 환매하려 하는 사람들이 제 예상보다 훨씬 많이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보험설계사를 막 시작한 제 친구는 카톡창에 

"이제 주식 펀드 다 팔아라, 이건 고급정보다" 하고 친구들에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주식이 정말 내린다면 이 친구는 많은 고객을 확보하겠지만,

반대로 주식이 상승 추세로 간다면 이 친구는 모든 고객을 잃게 될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과거 주식 시장에서 KOSPI 2,000 이후 모습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식시장에 정답은 없습니다. 

제가 하는 것도 하나의 추측일 뿐입니다.


(이걸로만 글을 써도 두 페이지는 나오겠지만.. 다음 기회에




KOSPI지수가 처음으로 2,000을 돌파한 건,

2007년 7월입니다.


정말 어렵게 구한 사진..


이 이후로는 다 아시죠? 

일명 「서브프라임 사태라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코스피는 폭락합니다.

그것도 무려 1,000포인트 이하, 930대까지 내려갑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아래 그래프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의 KOSPI 지수입니다.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프에 나오는 것처럼,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로도 코스피지수는 다시 2,000을 돌파합니다.

그리고 이후 몇 번의 반등이 있지만 곧 사라지고, 지수는 1년 후 938포인트를 찍습니다.


이후 2008년 말부터 2011년까지 주가는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립니다.


그리고 2011년, 

「그리스 디폴트 - 유럽 재정위기라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디폴트는 그냥 쉬운 우리말로 채무불이행 & 파산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네요.



「보라색 글자들」의 의미


경제신문도 아닌 일반신문 1면에 경제위기 관련 기사가 나오고,

그 기사에 유럽/미국/중국 정도 스케일 + 첨 듣는 단어 가 나오면 

재앙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프에 나오듯이 2011년 중반 코스피는 2200 가까이 가다가 1697까지 폭락합니다.

그 뒤로는 엄청난 등락을 반복하는, 이른바 '롤러코스터 장'이 시작됐습니다.



그래프만 봐서는 감이 오지 않으실 테니 숫자를 불러드리겠습니다^^;;



2011년 7월 29일 코스피 지수 2133.21

2011년 8월 19일 코스피 지수 1744.88

2011년 9월 2일 코스피 지수 1867.75

2011년 9월 23일 코스피 지수 1697.44

2011년 10월 28일 코스피 지수 1929.48

2011년 11월 25일 코스피 지수 1776.40

2011년 12월 2일 코스피 지수 1916.04

2011년 12월 29일 코스피 지수 1825.74



엄청나죠?

저 중에 8월 19일에 주식을 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했을까요?


지금부터는 2007년과 2011년의 이야기입니다.


응답하라 2007


시중에 '펀드'라는 투자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요즘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이 엄청나고, 특히 중국, 인도 주식시장은 투자만 하면 이득이라던데, 투자를 한 번 해 볼까?

 

 맙소사, 펀드를 넣고 두 달 만에 수익률이 40%가 넘었다!!


지금까지 반신반의하던 엄마도 통장을 주면서 투자를 해 보라고 하신다.

초등학교 때부터 세뱃돈을 모았던 통장이 내 손안에 들어왔다.

동생 통장까지 (엄마한테) 받았다. 몽땅 펀드에 투자했다.

 한 달 만에 수익률이 20%가 넘었다. 먼저 넣은 펀드는 50%.

아 조금만 일찍 넣었으면 전부 두 배로 불었을 텐데....ㅠㅠ



 중국을 갔다 돌아오는 날이다. 비행기에서 신문을 읽었다.

신문 1면에 [서브프라임 위기]라고 나왔다. 서브프라임이 뭐지?


 펀드 수익률이 갑자기 곤두박질쳤다. 이게 무슨 사태람?

그래도 아직은 이익이고, 주식을 원래 오르락내리락 하니까. 괜찮아!!


역시 펀드가 다시 올랐다. 

아무튼 나는 투자의 귀재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다들 수익을 봤지만 그런 건 상관없어!

뉴스에서도 이런저런 통계를 통해 지금 코스피가 3,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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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수익률이 -40%가 됐다.

동생은 자기 통장의 행방을 엄마한테 듣고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펀드는 못 믿겠다. 내가 직접 투자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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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이 반 토막이 났다.

펀드에서 남은 절반이 다시 절반으로 줄었다.

인생 공부하는 셈 치고 그냥 아무렇게나 해 보려고 한다.

나는 아직 젊으니까! 잃어도 상관없어!!(동생 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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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주식이 다시 반 토막이 났다.


응답하라 2011


나는 군인이다. 소위로 임관한 직업군인이다.

이제는 내가 매달 버는 봉급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기로 했다.


나는 임관 전에 대출을 조금 받았다.

그 돈으로 예전에 날려먹은 동생 돈을 연 7% 복리 이율로 계산해서 안겨 주었다.

나머지 돈으로는 라섹수술을 하고.. 자대에 가기 전 4개월 교육기간에 갚아야겠다.


맙소사!!

코스피가 2,000을 넘어 2,200이 되었다. 좀 있으면 2,300도 넘어가겠다.

나는 봉급 대부분을 대출 갚는 데 써서 투자할 여력이 별로 없다.

아쉽네... 좀 내려갔으면 좋겠는데.


6월이다.

다음 달부터는 봉급의 대부분을 저축...이 아니라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코스피는 2,100이다. 조금 내렸으니 투자해도 괜찮을 것 같다.


"한별, 주식한다면서?"

"예, 그렇습니다. 대대장님."

"근데 너는 주식하는 사람처럼 안 보인다?"

"예, 저는 주식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월급날만 주식 사고 그 뒤로는 내버려 둡니다."

"그게 되나? 주식하는 애들 보면 맨날 주가 올랐는지 내렸는지 들여다보고 있잖아."

"저는 이제 군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주식에 신경 쓰면서 제 일을 소홀히 하게 된다면, 차라리 주식을 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숫자에 매일 신경 써서 이득을 본다 해도 속이 더 많이 상하고, 그럼 수익보다 약값이 더 듭니다. 저는 수익보다도 제 마음 편한 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 오늘 이 소위가 주옥같은 이야기를 많이 해 주는구나!"



8월이다.

코스피가 대폭락, 아니 개폭락했다.

나는 아직 넣은 돈이 별로 없으니 걱정이 없어서 좋다.

앞으로 2년은 군대에 살아야 하는데, 2년 내로만 오른다면 폭락해도 아무 상관없다.

내가 주식을 한다는 소문이 대대장님 입을 통해 전 간부에게 돌았다.

주식을 하는 간부들이 나에게 와서 이런저런 주식 자랑을 한다.

내가 2008년 즈음 했던 매매기법과 마인드인 것 같다. 그냥 열심히 들었다.

주식을 하지 않는 간부들은 종목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 

그 분들에게는 그냥 주식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11월이 되었다. 철원의 겨울은 춥다.

부대의 그 어떤 간부도 나에게 와서 주식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롤러코스터 장의 문제점이다. 저점에서 샀다고 해도, 고점에 올라가는 걸 보고 '아이 좋아!!!'했다가 다시 떨어지는 상황에서 멘탈을 부여잡기는 매우 어렵다. 그리고 매일 주식을 보는 상황에서는 항상 그릇된 판단을 하기 마련이라 등락이 반복될수록 손해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그게 반복이 되는 상황이니 일이 손에 잡힐까?


하지만 내 계좌는 수익률이 20%를 넘어섰다.

그리고 나는 군생활을 나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군생활이 즐겁다.


둘 다 제 이야기입니다.

2007년에는 엄청난 손해를 봤고, 2011년에는 잘 넘어갔지요..


사실 저기서 제 상황이 바뀐 건 투자 방식의 차이로 인한 거고,

정말로 이야기하고 싶은 건 2007년의 '저' 2011년의 '간부들'입니다.

저 두 그룹이 바로 '일반 대중들의 마인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07년의 펀드 광풍은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충격을 대변하는 게 바로 미래에셋에서 나온 [인사이트 펀드]입니다.


기존 펀드의 경우에는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 투자하시게요? 저희는 이러이러한 회사에 이렇게 투자하려고 합니다.


인사이트 펀드는 이렇습니다.

투자하시게요? 일단 돈을 맡기면 알아서 불려 드릴게요. 잘 모르실테니.


 투자대상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는, 그런 펀드에 과연 사람들이 얼마나 몰릴까요?


2007년 10월 말 출범한 인사이트 펀드.

놀랍게도,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는 출시 보름 만에 4조 원의 자금이 몰렸습니다.


그리고 그 때 목돈을 맡긴 분들의 현 상태는 이렇습니다.




2007년의 '저'는 저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ㅡ.ㅜ




2011년의 그리스 재정 위기는 이 정도의 타격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슴 아프게도 서브프라임에 당해서 주식 시장을 빠져나간 분들이 다시 모이던 시기가 바로 2011년 초였죠... 

 주식시장에 다시 한 번 멘탈을 빼앗기고, 신문에서는 주가가 2007년을 시작점으로 W자 모양을 그릴 거라며 '더블 딥'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다행히도 다시 한 번 코스피 1000을 보는 일은 없었지만, 꽤나 주춤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2,100대에서 주식이나 펀드를 사서 손해를 보신 분들이 많이 있었죠. 



결국, 위 연두색 상자에 나온 기사는 

이 때 손해 본 분들이 빠져나오는 광경을 보여주는 겁니다.

출애굽을 연상케 하는 엄청난 행렬입니다.

 






그럼 저는 어땠을까요?


저는 그대로 주식을 들고 있습니다.

아니, 150만 원까지 가다가 주춤하던 삼성전자를 130만 원대에 사서

꽤나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는 주가가 앞으로도 상승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겁니다.


뭘 믿고 이러냐고요?


정답을 공개합니다.










정답은 맨 위에 있습니다. 기사를 다시 불러오겠습니다.


주식형 펀드서 '뭉칫돈'이탈

13일 동안 2조2007억…해외펀드선 27일째 유출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91733571









이게 왜 정답일까요? 그 이유입니다.



주식 시장에서 뭉칫돈이 이탈하는 상황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2,000대를 유지하고 있다.





감이 오셨나요? 아님 제가 너무 불친절한가요? ㅠㅠ


주식을 하신 분들이라면 바로 '아!!!'하셨겠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분들을 위해 추가 설명을 하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진 관계로 이유에 대한 설명은 내일 쓰겠습니다^^;;

저는 두산팬이니 6시부터 야구를 봐야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