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말, 코스피 2000시대가 왔다.
증권시장에 일만 명의 애널리스트들과 경제전문가들이 주가를 분석하고 있었다.
이들 중 800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고, 200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수가 1800대가 되었다.
앞선 2000명 중 100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 100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수가 1500대가 되었다.
앞선 1000명 중 30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 70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수가 1200대가 되었다.
앞선 700명 중 20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 50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수가 1000 이하로 떨어졌다.
앞선 500명 중 5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 45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저 450명 중 한 명이 미네르바라고 볼 수 있다.
450명을 제외한 9550명의 경제전문가들이 다 엉터리인가? 그들은 450명보다 머리가 나쁜 사람들이었나?
450명만이 유능한 경제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나?
사람들은 미네르바가 코스피 500, 부동산 반토막을 주장한 사실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한참 시장이 폭락할 시점에서 그가 폭락한다는 편에 꾸준히 서 있었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신문을 보면 항상 용하다는 점쟁이들의 점괘가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는 누가 될 것이며, 몇년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등을 예언한다. 그러면 신통하게도(?) 대부분을 맞추는 사람이 나온다.
전국에서 용하다는 점쟁이 10명을 모아서 한 명이 그걸 비슷하게 맞췄다. 나머지는 그냥 그 바닥에서 그저 그런 사람들인가? 아니면 다들 돌팔이고 그 한 명만 정말 용한 점쟁이인가? 그 점쟁이가 다음 대선에서 완전 헛다리를 짚어도 사람들은 모른다. 그런 사실은 신문에 나오지 않으니까.
경제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다. 오늘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갑작스런 환율의 변동일수도 있고, 외국 금리의 하락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많은 자금을 들고 왔을 수도 있고, 국내 금리의 상승으로 증권시장에서 은행쪽으로 자금이 빠져나가서일수도 있고, 지난 주 불어온 쓰나미 때문에 무역이 중단되며 생긴 피해의 영향일 수도 있고, 어제 북한이 쏜 미사일이 외국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서일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까 우려한 국내 투자자들의 한 발 앞선 움직임일수도 있고, 정부정책의 변화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생겼을 수도 있고, 변동성을 우려한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의한 것일수도 있고, 어제 폭락한 미국 주가에 대한 불안심리일수도 있고, 내일 있을 옵션 만기일에 대비한 매수 움직임 때문일수도 있고, 삼성전자에서 발표한 새 제품에 대한 기대치 상승 때문일수도 있고, 그에 맞선 애플 신제품으로 인한 삼성 타격을 우려한 움직임일수도 있고, 올림픽 유치 확정으로 인한 기대심리로 투자금 유치를 기대하는 움직임일수도 있고, 금값 상승세에 편승하기 위한 주식 매도세의 영향일수도 있고.... 등등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경제학에서는 수많은 변수들을 계산해야만 경기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변수는 고정으로 두고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수들로 현실을 이해하려 한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우유값 상승으로 인한 가계의 투자심리 저하 등의 변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가정하는 등 각자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와 그러지 못하는, 또는 미미한 변수를 생각하여 나오는 것이 주가 예측이다. 따라서, 위에서 예로 든 일만 명의 경제전문가와 애널리스트 모두 그 분야에서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고, 절대 텅 빈 머리로 생각했기 때문에 주가를 맞추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 차라리 현재 주가와 어떤 사람들의 주가 분석이 이상하리만치 우연히 맞아 떨어졌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당장 내가 갖고 있는 펀드와 주식이 폭락했고, 이것에 대한 이유를 어떻게든 찾으려고 한다. 절대 자기의 투자 판단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잘못 알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각 증권사의 투자전문가 또는 정부의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그들과 관련 없어 보이는, 반대편에 선 것 같은 재야의 고수를 만들어내어 영웅으로 삼는다. 이쯤되면 그들만의 영웅이 주장한 예측이 결국 틀렸다는 사실에는 상관이 없다. 이미 그는 바른말(?)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까지 당한 순교자니까.
결국 이런 식의 영웅놀이는 마음의 위로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본인들 잔고에는 변함이 없다. 주가는 예측하는 것이 아닌 대응하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진리를 받아들이기에 사람들은 너무나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도박장에서 '이번 판 한번만 내가 운이 없었어'하는 사람들과 별로 다를 게 없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마음의 평안을 유지한 채 승리하는 사람들은 '나는 남들보다 절대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은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시장을 이기려는 마음, 앞서나가려는 마음을 버리고 순리대로 흘러갈 수 있는 성품을 갈고 닦지 못한 사람들에게 주식시장은 그저 도박판+헬게이트일 뿐이다. 그리고 이것이 아무리 주위 사람들에게 바른 주식투자를 알려주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그저 주식을 멀리하라는 충고밖에 할 수 없는 이유다.
증권시장에 일만 명의 애널리스트들과 경제전문가들이 주가를 분석하고 있었다.
이들 중 800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고, 200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수가 1800대가 되었다.
앞선 2000명 중 100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 100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수가 1500대가 되었다.
앞선 1000명 중 30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 70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수가 1200대가 되었다.
앞선 700명 중 20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 50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지수가 1000 이하로 떨어졌다.
앞선 500명 중 50명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 450명은 주가가 내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저 450명 중 한 명이 미네르바라고 볼 수 있다.
450명을 제외한 9550명의 경제전문가들이 다 엉터리인가? 그들은 450명보다 머리가 나쁜 사람들이었나?
450명만이 유능한 경제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나?
사람들은 미네르바가 코스피 500, 부동산 반토막을 주장한 사실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한참 시장이 폭락할 시점에서 그가 폭락한다는 편에 꾸준히 서 있었다는 사실만 기억할 뿐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신문을 보면 항상 용하다는 점쟁이들의 점괘가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는 누가 될 것이며, 몇년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등을 예언한다. 그러면 신통하게도(?) 대부분을 맞추는 사람이 나온다.
전국에서 용하다는 점쟁이 10명을 모아서 한 명이 그걸 비슷하게 맞췄다. 나머지는 그냥 그 바닥에서 그저 그런 사람들인가? 아니면 다들 돌팔이고 그 한 명만 정말 용한 점쟁이인가? 그 점쟁이가 다음 대선에서 완전 헛다리를 짚어도 사람들은 모른다. 그런 사실은 신문에 나오지 않으니까.
경제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다. 오늘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갑작스런 환율의 변동일수도 있고, 외국 금리의 하락으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많은 자금을 들고 왔을 수도 있고, 국내 금리의 상승으로 증권시장에서 은행쪽으로 자금이 빠져나가서일수도 있고, 지난 주 불어온 쓰나미 때문에 무역이 중단되며 생긴 피해의 영향일 수도 있고, 어제 북한이 쏜 미사일이 외국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서일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까 우려한 국내 투자자들의 한 발 앞선 움직임일수도 있고, 정부정책의 변화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생겼을 수도 있고, 변동성을 우려한 기관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의한 것일수도 있고, 어제 폭락한 미국 주가에 대한 불안심리일수도 있고, 내일 있을 옵션 만기일에 대비한 매수 움직임 때문일수도 있고, 삼성전자에서 발표한 새 제품에 대한 기대치 상승 때문일수도 있고, 그에 맞선 애플 신제품으로 인한 삼성 타격을 우려한 움직임일수도 있고, 올림픽 유치 확정으로 인한 기대심리로 투자금 유치를 기대하는 움직임일수도 있고, 금값 상승세에 편승하기 위한 주식 매도세의 영향일수도 있고.... 등등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경제학에서는 수많은 변수들을 계산해야만 경기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변수는 고정으로 두고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수들로 현실을 이해하려 한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우유값 상승으로 인한 가계의 투자심리 저하 등의 변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가정하는 등 각자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와 그러지 못하는, 또는 미미한 변수를 생각하여 나오는 것이 주가 예측이다. 따라서, 위에서 예로 든 일만 명의 경제전문가와 애널리스트 모두 그 분야에서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고, 절대 텅 빈 머리로 생각했기 때문에 주가를 맞추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 차라리 현재 주가와 어떤 사람들의 주가 분석이 이상하리만치 우연히 맞아 떨어졌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당장 내가 갖고 있는 펀드와 주식이 폭락했고, 이것에 대한 이유를 어떻게든 찾으려고 한다. 절대 자기의 투자 판단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잘못 알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각 증권사의 투자전문가 또는 정부의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그들과 관련 없어 보이는, 반대편에 선 것 같은 재야의 고수를 만들어내어 영웅으로 삼는다. 이쯤되면 그들만의 영웅이 주장한 예측이 결국 틀렸다는 사실에는 상관이 없다. 이미 그는 바른말(?)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까지 당한 순교자니까.
결국 이런 식의 영웅놀이는 마음의 위로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본인들 잔고에는 변함이 없다. 주가는 예측하는 것이 아닌 대응하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진리를 받아들이기에 사람들은 너무나 자신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도박장에서 '이번 판 한번만 내가 운이 없었어'하는 사람들과 별로 다를 게 없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마음의 평안을 유지한 채 승리하는 사람들은 '나는 남들보다 절대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은 누구보다도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시장을 이기려는 마음, 앞서나가려는 마음을 버리고 순리대로 흘러갈 수 있는 성품을 갈고 닦지 못한 사람들에게 주식시장은 그저 도박판+헬게이트일 뿐이다. 그리고 이것이 아무리 주위 사람들에게 바른 주식투자를 알려주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그저 주식을 멀리하라는 충고밖에 할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