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백수생활 150일째입니다. 반 년 가까이를 놀았네요.
쉬는 동안 뭘 했는지 돌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하기)
1. AFPK 자격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2. 두란노에서 발성/발음 클리닉을 수료했습니다.
3. 11월 26일 현재까지 17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 중, 전역 이후 7월 1일부터 읽은 책이 168권이네요. 2008년부터 현재 딱 500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지난 주에 톨스토이의 부활을 빌려왔는데, 800페이지 소설의 압박인지 그 뒤로 한 권도 읽지 못하고 있네요...
4. 블로그를 다시 활성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월 400명도 안 왔던 블로그가 일일 300명 이상 방문자가 생겼네요~
5. 여행과 취업 준비를 위한 아이템을 하나씩 구입중입니다. 가방, 구두, 정장, 시계...
-(빼기)
1. 안 보는 책, 샀지만 큰 도움이 안 되는 책 23권을 중고샵에 팔았습니다. 한 5만 원 벌었나? 아직 10권 더 팔 책이 남았습니다.
2. 안 입는 옷. 여태까지 입은 적 없는 옷들을 다 버리려 했으나... 이건 제 뜻대로 되지 않고 옷장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하나 살 때 두 개 버리기'로 마음먹었지만, 버리기가 쉽지 않네요. 올해가 가기 전에 정리해야겠습니다.
3. 주소록 정리. 연락할 일 없는 사람들을 정리하고, 카톡에서는 숨김처리를 했습니다. 하다 보니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4. 편도선 수술로 편도를 적출했습니다.
5. 4번 덕분에 몸무게가 4kg 정도 빠졌습니다.
6. 집 안에만 있었더니 얼굴에서 멜라닌이 조금 빠졌...
7. 통장 잔고를 탈탈 털어 여행 준비를 했습니다.
8. 이런저런 아이디어들을 기록했던 스마트폰 메모를 80여 개에서 스무 개 안팎으로 줄였습니다.
해결한 문제도 있고, 과감히 버린 문제도 있고, 컴퓨터 메모장 위젯에 띄웠다가 조만간 블로그에 올릴 이야기도 있네요.
9. 스마트폰 요금제를 최저요금제로 바꿨습니다. 도서관도 와이파이 집에서도 와이파이. 월 2만원대로 나오니 좋네요.
생각없이 지른 또 하나의 스마트폰 할부와 에그 할부가 얼른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10. 멜론 스트리밍 이용도 해지했습니다. 음악 듣는 시간을 고요함으로 채워보려구요.. 될까나?
11. 몸에서 소금기를 빼내기 위해 저염식으로 먹고 물 많이 마시려고 노력은 하지만, 과식과 폭식에 똔똔이...
12. 그 외, 사회생활에서 받던 스트레스가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 블로그 제목은 힐링이었지만, 지금은 힐링보다 디톡스가 더 맞는 것 같네요. 불순물이 쭉 빠지는 느낌입니다.
일하다 보면 차라리 이런 게 부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나만 잘 하면 아무 간섭 없을 것 같아서 부럽고,
먹는 걸 만들면 누가 먹을 것이고 쓰는 걸 만들면 누가 쓸 것이고.. 생산적인 일인 것 같아 부럽고,
계속하다보면 쉬워지고 언젠가는 '생활의 달인'같은 데도 나갈 수 있을 것 같고..ㅋㅋ
하지만 막상 해 보면 다르겠죠?
이것도 부러울 정도면 정말 쉬어야 할 때....
오늘은 제가 가려고 하는 포도재무설계에 전화해 다음 채용이 언제쯤인지를 물어봤습니다.
조만간 오키나와 여행이 끝나면 여러모로 바빠질 것 같지만, 이제는 '또 일해야 하나?'이라는 생각보다는 기대가 더 커졌습니다.
이 마음이 언제까지 갈 진 모르겠지만, 마음의 여유도 누릴 수 있을때 맘껏 누려야겠죠?ㅎㅎ
쉬면서 즐거운 건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는 데에도 있지만,
역시 삶의 많은 부분을 되돌아보고 비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게 더 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