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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쉽게 설명하는 자본주의


재미있는 책을 하나 읽었습니다. 

EBS 다큐프라임에서 나온 자본주의인데요. 책을 보며 한번쯤 정리할 필요가 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이날이니까 이거나 정리를 해 보려구요ㅎㅎ 어린이날에 맞게,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쓰는 것이 목표입니다.







#1. 물가는 왜 자꾸 오를까?


돈이 많으면, 더 많은 돈을 벌면 더 많은 것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월급보다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왜 물가가 자꾸 오를까요? 거기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정답은 돈이 자꾸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2. 돈이 많아지면 왜 물가가 올라요?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합니다. 하루에 빵 한 끼로 식사를 떼울 수 있다면, 다른 돈은 다른 곳에 쓰겠죠. 그러면 제빵업자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빵 가격을 올립니다. 사람들은 불만은 갖지만, 예전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식사는 해야 하니까 더 비싼 가격에 빵을 사고... 이게 반복되면서 다른 물가도 계속해서 오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알겠는데, 돈이 많아지는 이유는 뭘까요?



#3. 돈이 많아지는 이유 1.


세상에 돈이 딱 100원만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제가 그 돈을 은행에 맡겼다고 생각해 봅시다.

은행은 100원을 받아서 다른 친구에게 90원을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내 돈 100원, 친구 돈 90원이 우리가 사용가능한 돈이 되죠. 즉, 세상에는 돈이 190원이 됩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다른 은행이라면? 쉽게 말해서 은행이 내 돈 100원 중 90원을 다른 은행에 대출해 준다면? 그 은행은 다시 81원정도를 다른 은행에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세상에는 100+90+81+72+65+59+...... 1000원의 사용가능한 돈이 생깁니다.



#4. 내 돈을 남한테 빌려 주면 나는??


오래 전, 은행을 처음 만든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금을 맡기고 그 차용증을 받았는데요, 나중에는 그 차용증이 금과 같은 가치로 거래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굳이 은행을 찾지 않아도 되는 거죠. 그 차용증이 곧 '돈'이 된 겁니다. 

그런데 은행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람들이 직접 금을 찾으러 오는 경우는 흔치 않아졌다는 사실입니다. 통계를 내 보니 90%정도의 금이 창고에 가만히 남아 있네요. 그 때부터 은행은 그 90%의 돈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면서 이자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안 사람들, 즉 금을 맡기고 차용증을 받은 사람들은 항의를 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은행은 그 사람들의 돈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 주는 대가로 차용증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이자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5. 함정


하지만 사람들이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가 있겠죠. 그리고 우연의 일치로 그게 겹칠 때도 있을 겁니다.

결국 은행에 남아 있는 금 이상의 금을 사람들이 동시에 찾으려 할 때가 있습니다.


세상에 총 1000원의 돈이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은행은 이 돈을 누군가에게 대출해 줬습니다. 이자를 50원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돈이 1000뿐입니다. 50원을 구할 수가 없어요. 결국 이 사람은 파산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은행은 이자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불안해합니다. '이러다 은행이 돈을 다 못 받으면, 내 돈도 못 받는 거 아냐?'

사람들은 은행으로 달려가 일단 자기 돈을 찾으려 합니다. 이게 바로 뱅크 런(Bank Run)입니다.

은행은 어떻게 할까요? 일단은 금을 빌린 사람들에게 빨리 돌려달라고 재촉하겠죠. 그리고 안 되면 Plan B를 사용합니다. #6이죠.



#6. 돈이 많아지는 이유 2.


결국 은행은 새로운 돈을 찍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금을 빌린 사람들에게 금 대신 돈을 줘서 달래는 거죠.

사람들은 거기에 수긍했습니다. 어차피 은행에 맡긴 돈보다는 종이가 더 편리하고, 이 종이도 자기 금과 같은 가치를 가지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돈을 찍으면 안 되겠죠? 사람들의 신용이 있는 은행만이 돈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돈을 찍는 은행을 중앙은행, 그 돈을 대출받아 다른 사람들에게 대출하는 은행을 시중은행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뭔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금의 가치 = 돈의 가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세상에 있는 금보다 돈이 더 많아지는 거죠.



#7.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은 점차 자신의 금에 대해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금 대신 돈이 사용되니까요. 그리고 돈 자체가 새로운 가치가 되었습니다.

중앙은행들은 이제 사람들이 자신들의 금을 찾으러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돈을 찍어내는 비용보다 그것을 빌려 주고 이자를 받는 비용이 훨씬 이득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턴가 돈은 차용증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금과 교환이 가능하다고 쓰여 있던 달러는, 언제부턴가 그런 문구가 삭제된 채로 발행되어 왔습니다.





#8. 더 많은 돈!!


이제 중앙은행들은 더 이상 금을 손에 들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금을 팔아 막대한 이득을 얻었죠.

하지만 여전히... 가장 남는 장사는 대출입니다. 시중은행은 점점 많은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경제가 좋을 때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모든 가격이 다 같이 올랐거든요.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하고, 시중은행은 더 많은 돈을 대출해 주었습니다.

심지어,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대출을 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왜냐구요? 다른 은행들이 그렇게 해서 고객을 끌어가거든요.

그래서 Prime(우량) 등급이 아닌 Subprime(비우량) 등급의 사람들도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부동산을 담보로요.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고, 시중은행은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부동산을 팔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9.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집값이 자꾸 오른 이유는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집이 필요했고, 집의 수는 많지 않았죠. 가격이 오를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베이비 붐 세대가 지나고 저출산 시대가 다다랐습니다. 더 이상 많은 집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가족의 단위도, 대가족보다는 소규모, 핵가족 시대가 오면서 큰 평수의 집은 필요가 없게 되었고, 점차 비어가게 되었습니다.


큰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은퇴를 하고 자식들은 떠나고, 집은 있는데 돈이 없어요. 굳이 큰 집은 필요없는데 돈은 필요하니까 집을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웬걸... 옆집 아저씨도 뒷집 아줌마도 다 같이 은퇴를 하고 집을 팔아야 합니다. 왜냐구요? 우리는 베이비 붐 세대니까요.

하지만 큰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과거보다 줄어든 상황입니다. 결국, 내 집을 팔기 위해서는 옆집 뒷집보다 싼 가격에 집을 내놔야 합니다.

옆집 뒷집이 나보다 싼 가격에 집을 내놨다면? 나도 더 싼 가격에 집을 내놔야죠!!

부동산의 가격 하락은 순식간입니다.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폭락하거든요.

큰 집을 사려고 마음먹었던 사람은 생각합니다. '어? 집값이 계속 떨어지네? 지금 사면 더 떨어질 거 아냐. 일단 지켜보자.....'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10.


큰 집 옆에 살던 이웃집 아저씨는 집값이 떨어지는 걸 지켜볼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집으로 은행에 대출을 받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은행에서 전화가 옵니다. 돈 내놓으라고요.

은행은 담보로 받은 집이 자꾸 가격이 내려가니까 난감한 상황에 빠집니다. 이제 집을 팔아도 본전을 못 받아요. 결국 빌린 돈을 회수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하지만 이웃집 아저씨는 돈을 갚고 싶지 않았어요. 파산 신청을 합니다. 은행은 이제 집을 가져가고, 아저씨는 빌린 돈으로 더 작은 집에서 여분의 돈을 가지고 생활합니다.

그리고... 이웃집 아저씨의 행태를 본 큰 집 사는 사람들은 은행에 가서 자기 돈을 찾기 시작합니다. 뱅크런이죠.



#11.


그렇게 시중은행들은 졸지에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그러면 어마어마한 실업자가 발생하겠죠?

중앙은행은 그래서 급하게 돈을 찍었습니다. 일단 이걸로 갚으라면서 그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죠.

물론, 도무지 가망이 없는 은행들은 내버려두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은행들까지 다 살리려면 많은 돈을 찍어야 하고, 그러면 물가가 폭등하거든요.


세상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5억 하던 집들이 2억이 되면서 집집마다 -3억이 된 거죠. 그럼 그 돈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다들 돈을 잃었는데 물가는 오릅니다. 중앙은행이 돈을 찍었거든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12. 반전


사람들은 정부를 욕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렇게 돈을 막 찍어서 대출을 해 주고, 또 뱅크런을 막기 위해 돈을 다시 찍냐구요...

그래서 사람들은 정부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이런 얘기를 하네요.


"그 돈... 우리가 찍는 거 아닌데요?"




#13. FRB


달러는 FRB. 연방 준비 은행(Federal Reverse Bank)에서 발행합니다. 그리고 여기는 정부기관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연방정부가 직접 화폐를 발행했지만, 1913년부터 FRB를 만들어 거기서 달러를 발행했습니다.

FRB는 시중에 달러가 필요할 때 달러를 발행하고, 미국 정부가 돈을 갚아야 할 때 정부에 돈을 빌려줍니다.

여기는 복잡한 이야기가 들어 있지만... 여기는 쉬운 글이니까 생략합니다.


하지만 돈을 잃은 사람들은 많은 의심이 들었습니다.

은행도 돈을 잃고, 정부도 돈이 없고, 나도 돈이 없고.... 그럼 이득을 보는 건 누군가?

여기서부터 FRB에 대한 여러가지 음모론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돈의 세력이 있다'구요.

있을까요? 없을까요?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입니다;;




#14.


그럼 앞으로의 자본주의는 어떻게 될까요?

계속해서 돈을 찍어내는 것으로 팽창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한계를 다양한 방법으로 넓혀 갔죠. 

파생상품 투자도 그 한 가지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책임은 다른 사람들이 졌고, 월가 시위의 원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건 얼마나 갈까요? 과연 인터스텔라에 나온 것처럼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가 돈으로도 될까요?

많은 경제학자들이 여기에 대해 다양한 논리를 펴고 있지만,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15.


확실한 게 한 가지 있다면, 곧 우리나라 차례라는 겁니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죠.

첫째. 전쟁 후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는 시기가 지금입니다. 위에 설명한 집값 폭락이 같은 원리였죠.

둘째. 은행들의 대출이 한계가 왔습니다. 가구당 부채 최고치를 찍는다는 신문기사가 계속 나오고 있죠.

셋째. 은행들의 경쟁도 한계가 왔습니다. 은행원은 영업마인드를 갖춰야 하고, 부동산 담보 저리 대출이 생기고 있죠.

넷째. 역사적으로 큰 건물이 지어지고 나면, 그 건물이 곧 불황의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큰 건물은 많은 입주자를 필요로 합니다. 그 건물이 채워지면 주변 건물이 비고, 그게 아니면 그 대형 건물이 비고.. 

 거기서부터 부동산 가격의 휘청거림이 시작된 거죠. 그런데 마침 엄청난 건물이 지어지고 있네요. 툭하면 균열로 뉴스에 나오는 그 건물이;;


호황이 있지도 않았는데 불황이 다가온다면 웃긴 이야기지만, 잠시동안의 경기 활성화가 일어나긴 할 겁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죠.

지금이야 대출 여건도 좋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레버리지를 이용해 부를 축적할 수 있지만, 폭탄돌리기입니다.

사실 폭탄돌리기보다는 '의자 앉기 놀이'에 가깝겠네요. 지금은 춤추며 신나게 의자 주위를 돌지만, 좌석이 하나 모자라요.


요셉 때야 7년 풍년과 7년 흉년이 있었다지만, 우리 호황은 7년씩이나 가지 않을 겁니다.

'이제 살만해졌다!'싶으면 끝나죠. 호황일 땐 그게 호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 때, 얼마나 흥청망청 하지 않고 빚잔치 하지 않고 몸을 웅크리고 버티느냐에 따라 이후 승부가 갈릴 겁니다.



요약)

1. 있을 때 아끼세요.

2. 빚을 줄이세요.